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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3년 12월 03일자 칼럼] 비정상의 정상 속에서

  교회력으로 새해를 맞이했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뭔가 음산하고 불길한 기운이 뒤덮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평화로운 시대를 꿈꾸며 한가롭고 고요한 삶을 기대하지만, 세상은 이전보다 더욱더 소란스럽기만 합니다. 그래서 혹자는 우리 시대를 가리켜 재앙의 징후들이 가득한 정상 상태라고 비꼬아 말한 바가 있습니다. 기후 위기가 빚어내는 폭염과 한파, 대형 산불과 재해, 물 부족과 식량 위기, 인류를 위협하는 전염병 등이 항시 위협하지만, 사람들은 그저 그러려니 하고 삽니다. 위기라고 말하면서도 삶의 방식을 바꿀 생각이 없습니다. 비정상의 정상입니다.

  이런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하나님께선 레위인들이 제단의 불을 지키듯이, 사람들의 마음에서 희망의 불빛을 꺼뜨리지 않도록 잘 간직하라 이르십니다. 우리는 시대의 어둠에 짓눌려 우울한 단조로만 슬퍼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보다는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빛을 노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힘겨운 일이 있어도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진정한 왕 되심을 기뻐하며 우리의 세상 속으로 다시 오심을 믿고 기다리는 이 계절에, 그리스도의 빛을 받아 새로운 미래를 향해 용기 있게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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