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8일자 칼럼] 봄처럼 깨어나는 영성
작성자신목교회
- 등록일 2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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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신목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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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소식에 땅속 미물들도 놀라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을 지나며 대지는 조용히 새로운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봄은 하나님께서 다시 생명을 불러내시는 계절입니다. 그렇지만 긴 겨울의 침묵 속에서도 땅속의 생명들은 쉼 없이 새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생명 언어는 언제나 고요한 곳에서 시작됩니다. 그 고요는 단지 적막이 아니라, 다시 살게 하시는 능력의 품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가까이 계시지만, 우리가 귀를 닫아 그분의 발걸음을 놓칠 때가 많습니다.
우리의 삶도 봄처럼 깨어나야 합니다. 사순절은 생명의 언어를 배우는 계절입니다. 겉모습은 평범하지만, 속으로 깊은 회복이 이루어지는 은혜의 시기입니다. 회개란 우리를 짓누르는 죄의 기억이 아니라, 하나님께 다시 얼굴을 돌리는 행위입니다. 그분의 사랑 앞에 자신을 열어놓을 용기를 내는 일입니다. 그 용기 속에서 굳은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메마른 가슴에 물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깨어남은 한순간의 사건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순종에서 비롯됩니다. 기도와 말씀, 그리고 사랑의 실천이 우리 안의 봄을 키워갑니다. 십자가는 고난의 표지가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 사랑의 빛이 세상을 통과한 자리입니다. 그 빛이 우리의 어둠을 비출 때, 우리는 참된 부활의 사람으로 서게 됩니다. 하나님은 조용히 일하십니다. 그분의 침묵 속에서 우리의 영혼은 다시 살아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