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9일자 칼럼] 가리지 않으시는 하나님
작성자신목교회
- 등록일 2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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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신목교회
본문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씨뿌리는 자의 비유는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강조점은 늘 낯설게 새롭습니다. 주님은 씨를 뿌리실 때 땅을 가리지 않으셨습니다. 길가에도, 돌밭에도, 가시떨기에도, 그리고 좋은 땅에도 동일하게 말씀의 씨앗을 흩으셨습니다. 그분의 손길에는 계산이 없었고, 차별이 없었으며, 포기함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좋은 땅만을 찾으려 하지만, 주님은 아직 준비되지 않은 돌밭 같은 마음에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길가에도 조용히 씨를 심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시선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러시아에서 사역하는 선교사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시대와 상황, 정치와 감정이 선교의 방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어느새 밭을 가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1909년 한국장로교 독노회(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로부터 한국교회 최초로 연해주의 거친 땅으로 파송된 최관흘 목사(평양신학교 제2회 졸업)는 바로 그 씨를 뿌리는 삶을 살았습니다. 수백 킬로미터를 넘나들며 한인 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하던 그는, 러시아 제국의 거센 탄압과 현실적 한계 속에서 결국 러시아 정교회로 교파를 바꾸게 되었고, 그 일로 총회로부터 파직 처분을 받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결코 그의 걸음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비록 교단의 울타리는 잃었지만, 복음을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밭을 가리며 서 있지 않은지, 아니면 어떤 땅에도 씨를 뿌리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따라 살아가고 있는지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