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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예배설교

세 개의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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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교일자 |
  • 말씀본문 | 누가복음 23:33-43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신 골고다 언덕에는 세 개의 십자가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두 강도의 십자가입니다.
  1. (피하고) 싶은 십자가가 있습니다.
십자가는 당시에 가장 치욕스러운 형벌 중의 하나였습니다. 가장 중한 죄를 지은 사람을 죽이는 사형 도구였습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양편에 있었던 ‘행악자’는 아마도 가장 흉악한 죄를 지은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당시 그 현장에서 예수님과 함께 옆에서 십자가를 지고 죽어가던 한 강도에게도 그 십자가는 무겁고 아프고 두려운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에게 “당신이 진정한 메시야라면 당신과 함께 나를 이 십자가에서 벗어나게 하라!”고 하였습니다. 십자가 앞에서 대개의 인간들이 다 그렇습니다. 이런 그의 모습을 통하여 아주 전형적인 책임전가형 인간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사순절을 지나는 이때 우리가 보아야 하는 내면의 모습은 바로 예수님 옆에서 십자가를 지시는 주님을 비난하며 자신의 십자가를 피해보려는 우리의 모습인 것입니다.

  2. (대가)를 치러야할 십자가가 있습니다.
한 강도가 예수님을 향하여 “십자가에서 내려오도록 해 달라!”라고 소리친 것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또 한편의 강도는 그렇게 요구하는 다른 강도를 향하여 “생각해 봐라! 우리가 한 짓을 보면 마땅히 십자가에서 죽은 것이 옳지 아니하냐?”라고 말합니다. “네가 예수님을 조롱하는 것도 잘못되었고 네가 십자가에서 내려오려는 것도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성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가 아니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주님께 영혼을 맡기는 자의 참된 태도는 십자가를 피하거나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께 영혼을 부탁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앙의 본질적인 부분을 말해줍니다. 자신의 죄를 깨달은 강도가 예수님께 할 수 있었던 말은 단지 “자신을 기억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를 구원해 주십니다.

  3. 십자가는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입니다.
사순절을 지나는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예수님 십자가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예수님에게 십자가에서 내려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십자가에서 예수님은 ‘그리스도 됨’이란 자기의 구원을 포기하는 데 있다는 것을 친히 보여 주셨습니다. 자신의 죄를 인정한 행악자를 십자가에서 내려오도록 하신 것이 아니라 “함께 십자가를 지고,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 약속을 받은 강도의 고통이 덜어지거나 기적적으로 십자가에서 내려오게 된 것이 아닙니다. 분명 그의 영혼은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능력과 구원의 역사가 십자가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면, 여러분 앞에 놓인 십자가 역시 능력의 근원이 되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