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가위만 같아라 ’
추석의 달빛은 마음을 은은히 감싸며 고요하게 합니다. 하늘이 높아진 이 계절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뿌리를 돌아보게 합니다. 성경에 “땅이 제 농산물을 내어 주매 너희가 배불리 먹으리라”라는 말씀처럼(레위기 26:5), 수확의 계절은 결국 하나님의 손길에서 비롯된 은총의 제사입니다. 인간은 씨를 뿌리고 물을 주지만, 자라나게 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풍성한 가을은 우리의 성취 이전에 하나님의 충만한 은택을 고백하는 자리입니다. 이처럼 추석의 한가위는 바로 이러한 고백을 민족적 삶의 생체리듬 속 깊숙이 새겨둔 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추석을 맞으며 우리는 단순히 풍요만을 기억해서는 안 됩니다. 수확의 기쁨은 분명하지만, 그 기쁨은 언제나 더 나누라고 주신 은혜입니다. 성경은 반복해서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잊지 말라 말씀합니다. 곡간이 가득 찰수록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하고, 넉넉할수록 이웃을 기억해야 합니다. 한가위 보름달처럼 둥글고 완전한 사랑은 나눔 속에서 빛납니다. 주님께서도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욱 복되다.” 말씀하시며, 풍요를 은총의 순환 구조 속에 두셨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누군가의 길을 밝히는 달빛인가요? 아니면 그저 나만의 풍요에 갇힌 어둠인가요? 결국 우리의 삶 또한 하나님 앞에서 보름달이 둥글듯, 우리의 믿음과 사랑도 주님의 은혜로 충만하고 완전해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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