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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5년 12월 28일자 칼럼] 한 해의 끝에 서서

  사람들은 “새해에는 더 나은 내가 되겠노라”고 다짐하지만, 믿음의 사람들의 길은 조금 다릅니다. 그것은 ‘더 나은 나’보다 ‘더 주님을 닮은 나’를 소망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완벽함보다 진심을, 계획보다 믿음을, 속도보다 방향을 보십니다. 그러므로 한 해를 마감하는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은 결심의 웅얼거림이 아니라, 조용한 회개의 기도입니다. 그래서 믿음의 사람에게는 가야 할 길만이 아니라 돌아볼 길도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달려온 길 위에서 얼마나 멀리 왔는가보다, 어떻게 걸었는가를 물으십니다.

  이제 저물어가는 해가 하늘 너머로 사라질 때, 우리 영혼 속에도 잔잔한 감사의 노을이 물들기를 소원합니다. 고난의 시간마저 우리를 빚으신 하나님의 손길이었다는 고백이 입술에서 흘러나오기를 기대할 때, 돌아보면 모든 날들이 하나의 기도로 남습니다. “괜찮다”고 말하다가도 문득 무너졌던 날, 그저 버텨냈다는 이유만으로도 은총이었음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시끄럽고, 내일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믿음의 언어가 필요합니다. 신앙은 거창한 고백이 아니라, “주님, 당신은 언제나 여전히 저의 빛이십니다!” 이 짧은 고백이 한 해의 끝을 가장 온전히 마무리해 줄 것임을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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