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은 110년 만의 이상고온이라고 하더니, 올여름은 1907년 기상 관측을 실시한 이래 115년 만의 최고 강수량을 우리 동작구가 기록했다고 합니다. 도시 전체를 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아스팔트로 완전히 포장하고서 배수구 관리를 철저히 점검하지 못했다는 측면에서는 인재이지만,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양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자연재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자연은 자기를 착취하는 인간들에게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착취가 정도를 넘게 될 때 자연의 보복이 시작됩니다. 빙하가 녹아내리고, 빙하 속에 갇혀 있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방출되고, 그 때문에 지구의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지구의 한쪽에서는 물난리로 야단이고, 다른 쪽에서는 거대한 산불이 일어나곤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도 그러한 재앙 중 하나인 것이지요.
경제 위기보다 더 급박한 것은 기후 위기입니다.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징조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타났지만, 사람들은 물끄러미 그런 현실을 바라볼 뿐 그게 자기의 생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애써 외면했습니다. 기후가 붕괴하면 아무도 무고할 수 없습니다. 모래 위에 지은 집은 운명의 날이 다가오기 전까지는 안전해 보입니다. 그러나 비가 내리고, 홍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서 그 집에 들이치는 순간, 상황은 완전히 바뀝니다. 그때가 되면 그 집은 무너질 수밖에 없고, 그 무너짐은 엄청날 것입니다. 역사에 대한 이런 큰 그림을 망각하는 순간 기독교는 더 이상 세상의 빛과 소금이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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