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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1년 11월 07일자 칼럼] 11월의 가을 나무

  요즘 SNS를 통해 저마다 가을 풍경이 담긴 사진들을 분주히 전달합니다. 저도 그렇지만 나태주 시인은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달은 11월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낙엽이 지는 나무들을 경건한 마음으로 묵상하곤 합니다. 나무들은 "모든 것들 버려야만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진리를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모습은 나무들의 창조주에 대한 순종이라고 생각됩니다. 나무들과 같이 우리들도 나이가 들수록, 아니 하나님께로 나갈 때가 가까이 왔음을 알수록 그렇게 버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일본어로 '오치누레바(れた)’는 우리말로는 '젖은 낙엽'이라는 뜻으로, 마른 낙엽은 산들바람에도 잘 날아가지만 "젖은 낙엽은 한번 눌어붙으면 빗자루로 쓸어도 땅바닥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빗댄 표현으로, 특히 은퇴 후 집안에만 있는 남편을 부담스러운 존재로 표현한 말이라고 합니다. 지난 10월 31일 주일 저녁에는 갑작스런 가을 소낙비를 맞았습니다. 그러니 영탁없이 젖은 낙엽이 되고 말았습니다. 성령의 바람이 위드코로나에 불어옴으로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나는 건강한 나무 인생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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