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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1년 12월 05일자 칼럼] 겨울나무를 바라보며

이제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처럼 마지막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나면 나무들은 맨몸으로 겨울을 견딥니다. 잎이 진 후에야 우리는 나무의 상처와 옹이를 보게 됩니다. 상처는 나무가 견뎌온 세월의 흔적이지요. 고급 가구를 만들 때 귀하게 쓰이는 먹감나무 무늬는 실은 안으로 스며든 나무의 상처입니다.
지금 우리와 한국교회는 그 내상이 깊습니다. 많은 목회자들은 “과연 교회의 미래가 있겠느냐?”고 우려 섞인 음성으로 푸념합니다. 신학교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나 정작 예수 정신을 잃어버린 목회자들로 뉴스가 끊일 날이 없습니다. 이런 한국교회에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암담하기 그지없습니다. 어려운 시절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지금은 기회의 시간입니다. 비본래적인 것들을 덜어내고 본래적인 가치를 확고하게 붙들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또 어디에 있을까요? 지난 2,000년 동안 교회는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앞을 향해 전진해왔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실수까지도 받아들여서 당신의 일을 이루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릇된 것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하는 동시에, 바른 것을 옹골차게 붙드는 것입니다. 오늘도 내일도 용감하게 주님을 신뢰하며 생명과 평화의 씨를 뿌리며 살아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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