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언제부터인가 ‘순례자’의 이미지를 저의 삶에 적용하곤 합니다. 특히 외국에서 개인적으로 이곳저곳을 방문하게 되는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런 특별한 여행 같은 경우가 아니라 하더라도, 사실 우리는 모두 푯대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향해 나아가는 순례자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진정한 믿음의 사람은 그리스도에게 사로잡힌 사람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리스도의 마음을 얻으려고 달려가는 사람입니다. 이것은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요구되는 일들을 처리하느라 허둥대다 보면, 자신이 순례자라는 사실을 잊을 때가 많습니다. 안락함과 쾌적함에 길들여지는 순간 더 이상 십자가의 길을 걷지 않습니다. 이질적이고 낯선 것을 거부하고 익숙한 것에만 집착합니다. 이처럼 나 자신이 그리스도의 마음을 얻기 위해 길을 떠난 순례자라는 사실을 잊는 순간 영혼의 타락은 시작됩니다. 그 현상으로 믿음이 습관화되고, 점점 고집스러워집니다. 만약 지금 우리 모습이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는 존 웨슬리의 말대로 ‘진정한 그리스도인’(altogether christian)이 아니라 ‘거의 그리스도인’(almost christian)으로 사는 것에 만족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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