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바람결이 달라졌습니다. 새벽이면 홑이불을 끌어당기게 됩니다. 나뭇잎도 그 무성하던 초록이 조금 풀이 죽은 것처럼 보입니다. 매미 소리도 숲을 가득 채우더니 이제는 제풀에 꺾인 듯 소리 크기가 줄어들었습니다. 그토록 답답하게 짓누르던 무더위도 계절의 흐름 속에서는 어김없이 물러가고 순환합니다. 무더위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고난과 역경도 그러합니다.
어느 성인(聖人)이 히말라야 설산을 넘나들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노년이 되었을 때 누군가 “몸도 건강치 않은 분이 어떻게 그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산을 넘으실 수 있었느냐?”고 물었답니다. 그러자 그 성인은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산을 넘기 전에 정신의 키를 산보다 높이면 산을 넘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도, 거듭되는 실패로 퇴보하는 것처럼 보인다 해도, 지향이 분명하다면 우리는 무너지지 않을 겁니다. 지향 그 자체가 용기입니다. 그리고 어떤 고난 앞에서도, 사람이 절망에 빠져 자기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도 그 사람을 돕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고난보다 더 무섭고 치명적인 것은 절망(낙심)하고 멈춰 서는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여전히 비대면 상황 속에 있지만, 중심이신 주님과의 연결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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