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우리 삶에 낯선 방문자처럼 다가올 때만 해도, 한 두어 주일만 지나면 우리가 다시 만나 마음껏 예배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나기까지 심각한 상황은 여전히 극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가끔 교회 곳곳에 무심히 눈길을 줄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고 담소하던 교우들의 모습을 그리움으로 떠올립니다. 그럴 때마다 기도하면서 교우 여러분들을 더욱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미세한 바이러스가 인간이 구축해온 문명의 토대를 뒤흔드는 현재 상황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오만하게 살아왔는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코로나19는 풍요로움과 편리함을 절대적 가치인 양 추구하는 삶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표상입니다.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혹은 잠시(?) 떨어져 지내기는 우리를 쓸쓸하고 불편하게 만들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인간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사실을 실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또다시 시작되는 이번 사순절 순례의 여행에선, 우리 신목 가족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로 만개하기를 기도합니다. 올봄에는 우리 가슴마다 단아한 신앙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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