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뭄을 해갈시키는 흡족한 단비로 맞이한 경칩(驚蟄)의 절기와 함께 확연히 느껴지는 봄의 활기는 우리 시선을 바깥으로 향하게 만들지만, 사순절은 우리 시선을 안으로 거두어 들이라고 합니다. 사순절은 우리 삶을 뿌리에서부터 성찰하라는 일종의 초대입니다. 사순절을 지나는 동안 이웃과 생명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근본으로부터 다시 돌아보아야 합니다.
본래 교회력에서 사순절은 세례를 받고 입교하려는 이들을 위한 교육을 위해 구별된 기간이었습니다.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옛 삶에 대해 죽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의식입니다. 그렇기에 엄격하고 신중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다양한 준비가 필요하지만 경건 생활에 매우 소중한 세 가지를 몸과 마음에 새기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기도, 금식, 자선이 그것입니다. 이번 사순절 기간 이런 삶을 연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사순절 순례의 여정 중에 주님과 동행하면서 경험한 기끔과 깨달음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곤고한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모든 분의 앞길을 은총의 빛으로 환히 밝혀주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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