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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년 11월21일자 칼럼] 기도는 과정입니다.

​  연탄길의 작가 이철환님은 1초도 멈추지 않고 고막을 찢을 듯 들려오는 이명(耳鳴)으로 어지럼증, 우울증 그리고 자살 충동까지 고통의 나날을 보냈습니다. 병원도 다녔지만, 방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채 차도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새벽 기도를 다녀오던 아내가 "뇌졸중으로 반신불수가 된 할아버지가 교회를 향해 느릿느릿 걸으며 끊임없이 '주여, 힘을 주세요. 주여, 힘을 주세요'라고 기도하며 걷더라"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다시 기도를 시작하면서 기도의 내용도 점차 바뀌었습니다. "낫게 해 주세요" 대신 "견디게 해주세요. 두려워하지 않을 힘을 주세요"로 기도가 바뀌면서 증세도 호전됐고 그 와중에 책은 뒤늦게 베스트 셀러가 됐습니다.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기도가 전투였습니다. 저로서는 이명(耳鳴)과 우울증 때문에 생사(生死)가 걸린 기도였죠. 그렇게 기도드리면 드라마틱하게 나을 것으로 믿었습니다. 그러나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게 됐죠. 하나님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주시는 것이 아니라 필요로 하는 것을 주신다는 것을요." 그가 말하는 것은 "기도해서 응답받았다"는 드라마틱한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오히려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과정 그 자체가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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