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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년 12월06일자 칼럼] 다시 만난 연탄

가난한 형편의 초등학교 시절, 이맘때면 큰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자취방에 연탄을 들어놓는 일이었습니다. 여유가 없어서 50장, 100장씩 주문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좀 형편이 좋을 때는 200장까지 들어 놓은 적도 있었습니다. 내가 살던 곳은 달동네까지는 아니었지만 높은 지역에 위치한 골목의 끝 집이었습니다. 연탄 가게 사장님과 실랑이도 많이 벌였었습니다. 배달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리어카를 빌려서 직접 연탄을 옮긴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힘들었고 몹시도 추웠습니다. 사장님에게 간절히 사정하고 연탄을 겨우 배달시킨 적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가장 곤란스러웠던 것은 주일 오후입니다. 왜냐하면 토요일에 시골에 갔다가 다시 자취방에 오면 연탄불은 꺼져 있었고 주인집에 사정해서 연탄을 얻어 불을 피웠습니다. 겨우 불을 피우고 새벽이 되어서야 방바닥이 미지근해지는 정도였습니다. 또 연탄가스는 왜 그리 많이 마셨는지, 날씨도 왜 그리 추웠는지...
지난 12월 5일(토) 신목교회의 28명의 성도가 삼성동으로 사랑의 연탄 나눔을 위해 아침 일찍 교회를 출발했습니다. 전날까지 영하의 날씨였습니다. 그래서 많이 걱정하고 기도했습니다. 이번에도 아이들이 많이 참여하는데.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감기라도 걸리면 안 되는데...... 그런데 다행히 햇빛도 비추고 날씨도 영상이어서 달동네 같은 언덕도 있었지만 땀을 흘리면서 연탄을 나를 수가 있었습니다. 골목골목, 서울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낙후된 지역이었지만 우리 아이들의 사랑과 헌신과 정성으로 그곳은 뜨거운 사랑이 있는 곳, 그리스도의 사랑이 실천되는 지역으로 변했습니다. 8가구 1,600장의 연탄을 2시간 만에 나르고 우리는 활짝 웃으며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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