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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년 07월 05일자 칼럼] 경외하는 신앙

​  어린 시절 동네에 있던 대장간의 장면을 그려봅니다. 대장장이가 풀무에 공기를 주입하면 불이 쉭쉭 소리를 내며 솟아오르던 그 모습과 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합니다. 벌겋게 달아오른 쇠붙이를 꺼내 모루 위에 놓고 두들길 때 나는 그 리드미컬한 망치 소리가 참 매혹적이었습니다. 풀무불과 망치질 그리고 물속을 오가는 담금질 과정을 거쳐 마침내 시뻘건 쇳덩이는 칼이나 호미 괭이와 같은 도구로 바뀝니다. 어쩌면 삶에 꼭 필요한 것들은 이런 과정을 거쳐 얻어지는 것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시련과 고통의 풀무와 망치질, 그리고 절망의 심연을 거치면서 더 깊고 성숙한 심성을 얻습니다. 그러나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고난과 시련을 겪는다고 하여 사람들이 다 맑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거칠어지고, 다른 이들을 원망하면서 사는 이들도 많습니다.고난이 닥쳐올 때 그것을 유익으로 바꾸는 일이 바로 신앙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믿음이요 지혜라고 하였습니다. 사소하기 이를 데 없는 것들 속에 깃든 초월을 알아차리는 것이야말로 경외하는 사람의 특색이다. 경외하는 사람은 또한 겸손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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