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04회 총회의 명성교회 세습 건 처리 결과에 대한 수많은 사람의 탄식이 들려옵니다. 한국교회와 우리 교단이 죽었다며 근조를 표시한 분도 있었습니다. 저 또한 이번에 총대로 참석했던 목사로서 무력감과 자괴감이 큰 것을 감출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믿음과 소망이 무너진다면, 신앙의 초점이 교단 총회만을 바라며 살았다는 말이 아닐는지요? 지금은 비록 부조리가 이긴 것으로 보이고, 정의가 무너진 것으로 보이지만,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소망은 결단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것이 모든 개혁 신앙자들의 믿음이었습니다. 몇 해 전, 11세기 종교개혁의 선봉에 서서 1000년의 세월 속에 박해와 핍박을 견디어 낸 발데제(왈도)교회를 방문했을 때, 그들의 표식에 새겨져 있던 글귀가 떠오릅니다.
올여름 영국 종교 개혁지 순례 여행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곳은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였습니다. 영국 곳곳에는 폐허가 되어 무너진 채 앙상한 석재 골격만 남아있는 수도원들과 교회 터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습니다. 그곳에도 역시 무너진 대성당의 유적이 그 웅장함과 찬란함을 사진에 미처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세인트 앤드류는 스코틀랜드 장로교가 시작한 곳으로 무너진 대성당은 지진 등의 자연재해나 부실 공사로 인한 것이 아니라 종교개혁운동 당시 우상화된 교회 장식을 파괴하고 불태운 흔적들이었습니다. 그때 제 마음 속에 “종교 개혁은 철저한 교회의 자기 파괴로부터 시작된다”는 음성이 들려오는 듯 하였습니다. 다시 조용히 그리고 더 겸손하게 그러나 이전보다 더 결연하게 개혁의 의지를 다짐하여 봅니다.
올여름 영국 종교 개혁지 순례 여행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곳은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였습니다. 영국 곳곳에는 폐허가 되어 무너진 채 앙상한 석재 골격만 남아있는 수도원들과 교회 터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습니다. 그곳에도 역시 무너진 대성당의 유적이 그 웅장함과 찬란함을 사진에 미처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세인트 앤드류는 스코틀랜드 장로교가 시작한 곳으로 무너진 대성당은 지진 등의 자연재해나 부실 공사로 인한 것이 아니라 종교개혁운동 당시 우상화된 교회 장식을 파괴하고 불태운 흔적들이었습니다. 그때 제 마음 속에 “종교 개혁은 철저한 교회의 자기 파괴로부터 시작된다”는 음성이 들려오는 듯 하였습니다. 다시 조용히 그리고 더 겸손하게 그러나 이전보다 더 결연하게 개혁의 의지를 다짐하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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