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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9년 05월 05일자 칼럼]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지난 4월 13일 토요일, 신목교회 문화탐방 역사 교실에서는 서울 시내 중심가에 있는 3.1운동 사적지들을 돌아보았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서 자랐지만 한 번도 발걸음을 디딘 적이 없었던 곳들을 재발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종로구 경운동에 소재해 있는 천도교 중앙대교당 앞에는 ‘세계 어린이 운동 발상지’라고 새겨진 소파 방정환 선생님을 기리는 기념비가 있었습니다. ‘아이’에 비해 ‘어린이’는 ‘어리신 분’이라는 뜻의 호칭으로 방정환 선생님께서 쓰기 시작한 말입니다.

    

   요즘은 “어른이냐? 어린이냐?”를 나이로 따집니다. 그러나 ‘어른’이라는 말은 ‘나이를 먹은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즉 ‘어른’은 ‘얼운’이 변한 것인데, ‘얼우다’라는 동사는 남녀가 짝을 이루는 것으로, ‘얼운 사람’과 ‘그러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는 것으로 결혼한 사람만 머리에 상투를 틀고 쪽을 짓던 것은 그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는 말 그대로 ‘어린 사람’이라는 뜻으로, 15세기에는 ‘어리다’가 ‘어리석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훈민정음 서문에 “어린 백성이 이르고자~”에서의 ‘어린 백성’은 바로 愚民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른’과 ‘어린이’라는 말의 원뜻을 통해 우리는 사람은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울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나이를 먹었으면 먹은 만큼 세상 이치를 깨닫고 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러지 못하면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어른 대접을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어른 양’입니까? ‘어린 양’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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