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열심 있는 신앙인들은 성령의 뜨거운 불을 가슴에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슴에 불을 지피면 그 불의 효과는 얼마 못 갑니다. 불을 유지하기 위해 자주 모여야 하고, 특별 이벤트가 있어야 하고, 메마른 감성을 자극하는 멘트와 예화가 풍성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배와 기도회가 갈수록 자극적이고 열광적인 분위기로 치우치게 됩니다. 이는 마치 마약에 중독된 것과 비슷해서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강력한 약 효과를 갈망하기 때문에, 그러한 성향들은 결국 온갖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든 수고와 노력의 끝은 텅 빈 가슴에 몰려오는 북풍한설처럼 허탈감뿐입니다. 유감스럽게도 한국교회는 이런 방식으로 영적 부흥과 성장을 추구해온 결과, 그것이 가져온 폐해가 얼마나 해로운지를 지금 한국교회는 톡톡히 그 값을 치르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진정한 성령의 불을 가슴이 아니라 머리에 받아야 합니다. 성경이 증거 하는 십자가 복음에 머리가 완전히 설복당하여 지금까지 세계관과 삶의 목적을 새롭게 구성하고 실천적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말씀의 재충전이 필수적입니다. 성령의 불이 메마른 감성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지성에 꽉 채워진 하나님의 말씀을 태우게 될 때에라야 진정으로 건강한 속 사람으로 회복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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