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와 소가 오랜 교제 끝에 결혼했습니다. 소는 남편인 사자를 위해 정성껏 음식을 차렸습니다. 상 위에는 신선한 건초가 놓여있었습니다. 사자는 싫었지만, 아내의 정성을 보아 건초를 먹었습니다. 사자도 아내를 위해 정성스러운 식탁을 차렸습니다. 상 위에는 신선한 살코기가 놓여있었습니다. 소는 싫었지만 남편의 정성을 보고 살코기를 먹었습니다. 둘의 애정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둘이 함께 지내는 일이 참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결국 둘은 합의이혼에 이르렀습니다. 헤어질 때 둘이 똑같이 한 말이 있습니다. “나는 최선을 다했어!” 문제는 그 최선이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지식에 근거하지 않은 점입니다. 에릭 프롬은 그의 저서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의 여러 속성 가운데 하나로 ‘지식’을 꼽았습니다. 상대방을 바로 알려는 노력을 게을리할 때 우리가 선의라고 생각하는 것이 폭력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마음을 열고 배워야 합니다. 배워도 실수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은혜 안에 있어야 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은혜 안에 있을 때 우리는 상대방의 반응과 상관없이 그의 생명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나를 선물로 줄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사랑의 끈질김이 있어야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은혜로 굳세다”는 말이 뜻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신앙공동체는 그런 끈질긴 사랑과 담대한 희망을 연습하는 곳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