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 드신 분들을 뵐 때마다 가슴이 짠합니다. 그분들이 겪어왔던 세월의 무게가 어렴풋이 짐작되기 때문입니다. 어디 마른 땅만 딛고 사셨겠습니까? 늘 행복하기만 했겠습니까? 자식들이 알아야 할 것은 인간은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내 아버지 어머니도 연약한 분이라는 사실을 자각할 때 우리는 비로소 그분들의 삶을 부둥켜안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그런데 저는 성경의 역사서를 읽다가 어느 순간 흠칫 놀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스라엘의 역대 왕들에 대한 한 줄짜리 평가문입니다. 긍정적인 인물에 대해서는 대략 이렇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는 ○○의 길을 따라 여호와 보시기에 선을 행하였다.” 반면 부정적인 인물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평가합니다. “그는 주께서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고 ○○의 길에서 떠나지 아니하였다.”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는 부정적인 삶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이 세상에서 자식의 가장 큰 불효는 부모님보다 정신의 크기가 작은 사람으로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모 세대보다 정신의 그릇이 큰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생명의 매개자가 되어주신 부모에 대한 진정한 효도입니다. 그리고 아울러 오늘 우리는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우리 삶은 누군가의 본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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