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2018년09월 23일자 칼럼] '가을이 왔습니다'

 가을이 왔습니다

서울 하늘은 계절의 걸음을 재촉하는 비구름으로 가리웠던 지난 목요일, 백두산 천지 가을 하늘은 눈부시도록 청명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나 4월 판문점의 봄에서 9월 백두산의 가을로 갑자기 변한 것은 아닙니다. 남북 정상들은 온 세상과 남과 북의 국민들에게 평화공존의 의지를 확고하고도 분명한 목소리로 천명하였습니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 천지에서 두 정상이 함께 손을 치켜세우고 활짝 웃는 모습은 역사적인 순간 중 최고 절정의 명장면이었습니다. 분단 이후 남북의 지도자들이 이토록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최고의 예의와 우의를 나눈 적이 있었던가요? 이는 남북 지도자들 간의 정치 역량이기도 하겠지만 그동안 신뢰가 쌓이기까지 척박한 땅에 옥수수가 열리게 하고, 산비탈마다 하얀 감자 꽃이 만개하게 하며, 또 국경 없는 의사회와 같이 조건 없는 사랑으로 헌신한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비록 그들은 통일이 대박임을 계산할 줄은 몰랐지만 남과 북이 함께 살아야 할, 하나로 연결된 생명공동체임을 믿으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달려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지금 이 땅 지도자들의 영화를 시샘하지도 과소평가하지도 않으며, 다만 또 다시 다가올 계절을 준비하기 위하여 겸손히 하늘 뜻을 찾으며 묵묵히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