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처녀가 어떤 총각을 만났을 때 처음엔 어떤 생각을 할까요? 이리저리 생각하면서 “저 남자 씩씩하고, 직업이 좋고, 멋지게 생겼고, 성격도 좋고, 집안도 좋고, 믿음직하니, 시집가야겠다”고 결정하고 결혼합니다. 그렇게 그 남자를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그게 결혼의 출발입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오랜 세월 아이들을 낳고 살다 보니, 어느새 그 남자의 조건 따위는 마음에서 다 사라집니다. 처음 만나 조건을 따질 때와 달라집니다. 모든 것을 나누고 의지합니다. 월급봉투를 통째로 맡깁니다. 전적 신뢰요 맡김입니다. 이렇게 될 때 처음의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믿음은 신뢰와 맡김의 믿음으로 성숙합니다. 그런데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부부관계에서 뜨겁게 연애를 하고 결혼하는 것은 초보 단계일 뿐입니다. 수십 년 후 함께 기대어 소로를 산책할 때가 되면 무르익은 부부가 됩니다. 나중엔 남편이 약해져도, 직장에서 나와도, 늙어가도 사랑합니다. 병들고 거동도 못 해도 하루라도 더 살아주길 기도합니다. 이때 믿음은 숭고한 사랑으로 승화됩니다. 결국, 믿음의 종착역은 사랑입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에서도 우리가 도달해야 할 마지막 단계가 사랑입니다. 인생, 가정, 자녀, 사업 등 모든 것을 송두리째 맡깁니다. 마음이 편안합니다. 그분의 말씀이라면 무엇이든지 신뢰합니다. 이 단계에 이르면 “아버지, 믿습니다”라는 표현보다 “아버지, 사랑합니다”란 표현을 더 좋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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