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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4년 10월 13일자 칼럼] 가을 색감

  가을은 하늘 빛깔부터 그 색감이 깊어지는 계절입니다. 그래서 가을 햇살이 짙어지면 점차 나무들도 각자 자신들만의 색깔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합니다. 은행나무는 진노랑 블라우스로, 단풍나무는 다홍색 코트를 차려입습니다, 한편 거리에 긴장한 자세로 도열해있는 플라타너스 중에는 벌써부터 적갈색 가디건을 벗어던지고 잠을 잘 준비를 서두르는 가지들도 있습니다. 이들 중 어떤 나무가 가장 성공적인 세월을 보냈다고 말할 수가 있을까요? 그래도 사람들은 화려한 것들을 좋아하며 감탄합니다. 그렇지만 소나무가 사시사철 푸르다고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또 느티나무의 단풍이 곱지 않다고, 다른 나무들보다 낙엽이 빨리 진다고 해서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가을 나무들을 보니 성공의 색은 하나가 아니라 각양각색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즉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잃지 않는 것이 성공일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모든 생명은 겨울이 되면 하얀 옷으로 갈아입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하얀 옷을 벗을 때쯤은 또다시 각자 생명의 옷으로 갈아입을 것입니다. 그와 같이 세상 사람들에게 시간의 흐름은 육신의 죽음을 향한 검은색으로 보이겠지만, 우리에겐 주님과 영원히 함께하는 부활의 흰색이 있음을 믿음의 캔버스에 색칠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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