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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4년 12월 01일자 칼럼] 마음들이 모이는 곳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은 저마다 마음 둘 곳이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한 경쟁이 일상이 된 세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다 보면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외로움에 빠져듭니다. 그렇다고 쉽사리 가족이나 동료들에게 그 외로움을 털어놓지 못합니다. 철없이 징징거리는 사람으로 취급받고 싶지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하소연할 대상이 없어서라는 것이 더 솔직한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어찌할 바를 모를 때마다 찾아갈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야 합니다. 물론 그 장소는 특정한 공간일 수도 있고 사람일 수도 있고 공동체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곳에서는. 혹은 그의 곁에서는 그저 나답게 있어도 괜찮은 그런 장소가 있다면 우리는 삶의 곤고함을 이겨낼 수가 있습니다.

  화가들의 고향 풍경화에 종종 교회 종탑들이 등장하는 것은 단순히 교회가 그곳에 있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 교회는 화가의 어린 시절부터 장년 시절을 이어주는 기억의 매개인 동시에,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중심을 잃지 않도록 지지해 주는 정신적 기둥이었던 것이 아닐까요? 세상 속에서 교회가 점점 그 빛을 잃어가는 시대이지만 그럴지라도 모자원 언덕의 우리 신목교회는 그렇게 여러분들의 마음에 각인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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