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목회와 신앙생활을 하면서 평생 해야 할 것임을 잘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잘 안되고 힘든 것이 있다면, 다름 아닌 욕망과 욕심을 버리는 것입니다. 왜 우리는 욕망과 욕심을 버려야 할까요?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욕심은 하나님의 뜻과 배치되는 경우가 참 많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번 고난주간 중에도 적어도 성금요일만큼은 금식을 작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금식기도를 할 때 ‘하나님의 기쁨’이 되기보다는 ‘하나님과 대결’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금식의 가장 큰 유익이 우리의 욕망과 욕심을 잠재우는 것인데, 오히려 우리는 금식하면서 욕망을 점점 키워나가기도 합니다. 때로는 금식기도를 하는 사람을 보면 평안과 기쁨이 표정보다는, 자신의 욕망을 그대로 안고 있기에 어찌 보면 더 고집스런 모습임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굶으면서까지 끝까지 욕심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기도를 해도 하나님의 뜻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금식기도는 선행과 함께 병행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금식기도를 직면한 문제의 회피 수단으로 삼아서도 안 됩니다. 올바른 믿음으로 살겠다는 결단이 없다면 금식기도는 그 자체가 자기를 드러내는 수단이 되어 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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