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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6년9월18일자 칼럼] 당연성의 감옥으로 부터의 탈출

  기적을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자기 자신의 삶이 이미 기적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살고 있다”고 하는 맹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그런 사람들은 누군가가 물위를 걷는 것을 보고서야 기적이라고 하는데, 그보다 먼저 자기가 자기 발로 대지를 딛고 걷는 것을 기적인 줄을 잘 모릅니다. 앞을 보지 못하던 사람이 주님의 기적적인 은총으로 눈을 뜨게 되면 기적이라고 하는데, 오늘도 그 자신이 잠에서 깨어나서 뭔가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기적인줄 알지 못하고 사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마음들이 ‘당연성의 감옥’의 속에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내 발로 걷는 것도 당연하고, 내가 이 세상에 있는 것도 당연하고, 내가 내 눈으로 보는 것도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당연의 세계에는 감사가 없습니다. 사람들은 당연한 것은 자기가 마땅히 누릴 권리라 생각하기에 감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가 이 세상에서 정말 행복하게 잘사는 길은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당연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지금 내가 이 세상에 있다는 것도 놀랍고, 자격 없고 부족한 내가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도 놀랍고, 게다가 이렇게 메마른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사실도 놀랍고, 그래서 그것이 은총처럼 느껴질 때, 바로 그런 사람은 행복을 누리며 잘 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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