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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4년 12월 28칼럼] 시간을 정복하는 법

'새해 첫 기적'(반칠환)이라는 시에서 시인은 시간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이 얼마나 놀라운 통찰력입니까? 삶의 속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새해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당도합니다. 그야말로 "속절없다"는 말에 부합하는 것이 바로 시간입니다. 그야말로 가는 세월은 그 누구라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스 사람들은 시간을 객관적으로 계측 가능한 시간인 '크로노스'와 주관적으로 경험되는 시간인 '카이로스'로 구분했습니다. 삶은 길고 짧음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밀도를 어떻게 만들며 사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크로노스의 시간에 떠밀려 사는 이도 있고, 카이로스의 시간을 타고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간에 떠밀리는 이들에게 남는 것은 감사와 기쁩입니다. 아미리 새해가 되어 달력을 바꿔 걸고, 수첩을 바꾸고, 전화번호부를 정리해 보아도, 그런다고 삶이 새로워 지지는 않스2ㅂ니다. 새로운 삶은 마음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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