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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6년 1월 3일자 칼럼]희망의 창문

늘 그렇지만 지난 년 말에는 관리부원들의 손길이 여러 모로 분주했습니다. 바쁜 중에 그동안 결로현상으로 인해 곰팡이가 피어 눅눅해진 아들의 방을 보수해준 손길도 있어 마음까지 따뜻했습니다. 그러면서 게으른 저의 손과 마음이 부끄러워지며 언젠가 보았던 글이 생각이 나서, 신년 벽두에 소개합니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중매로 결혼해 조그마한 지하셋방에 신혼살림을 차렸던 여인이 있었습니다. 모든 지하셋방이 그러하듯 그녀의 신혼방도 낮에 불을 켜야할 정도로 어두웠고, 비만 오면 방안 곳곳에 빗물이 고여 습한 곰팡이 냄새가 가득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녀를 가장 슬프고 고통스럽게 한 것은 새는 빗물도 눅눅한 곰팡이 냄새도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도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창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지하 방벽에 크레용으로 커다란 창문을 그린 뒤 예쁜 커튼을 달았습니다. 커튼만 걷으면 마치 화사한 햇살이 비추고 흰 구름이 유유히 떠다니는 파란 하늘과 향기로운 꽃들이 만발한 정원이 금방이라도 눈앞에 활짝 펼쳐질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힘든 신혼시절을 보내고 그 지하셋방에서 태어난 귀여운 딸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드디어 하늘이 가득 보이는 창문이 있는 조그마한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그린 지하실 벽의 ‘희망의 창문’은 가난하지만 정직한 부부에게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게 해준 창문이었습니다.

'병 신 년'(丙申年) 새해에도 비록 힘들고 어려운 현실 여건이 계속되더라도, 여러분들의 마음속에다 ‘희망의 창문’을 조용히 그려 보시기를 권하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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