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동물의 왕국’이나 ‘자연 다큐멘터리’를 볼 때마다 푹 빠져들곤 합니다. 건기가 되어 오랫동안 먹이를 구하지 못한 육식동물들이 숨을 헐떡이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저릿합니다. 풀을 뜯으면서도 귀를 쫑긋쫑긋 하며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는 초식동물들을 보면 애처롭습니다. 모두가 살려는 생명들입니다. 물고기들은 산란할 때 수심이 너무 깊지도 낮지도 않은 곳을 선택합니다. 수심이 너무 깊으면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부화율이 떨어지고, 수심이 얕으면 천적들의 공격을 받기 쉽기 때문입니다. 물살이 너무 빠르면 알이 떠내려가기 쉽고, 너무 느리면 유기물이 달라붙어 부화를 방해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적당해야 각 생명이 탄생합니다.
우리가 조금만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지금 우리 앞에 있는 모든 생명들은 신비롭습니다. 그렇기에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자기 생명이 놀라운 은총인 줄 모르는 이들만이 타자를 함부로 대합니다. 같은 세상을 함께 살고 있는 그러한 이들을 떠올리며 기도합니다. "저들로 생명의 신비와 존엄함에 눈뜨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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