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는 추석의 귀성행렬을 바라볼 때마다 저는 묘한 안도감을 느낍니다. 그리곤 속으로 “저렇게 힘들게라도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이다”라고 생각한곤 합니다. 가을은 돌아감의 계절입니다. 나뭇잎들은 떨어져 흙으로 돌아가고, 제비들도 따뜻한 곳을 찾아 먼 길을 떠납니다. 우리가 명절에 조상의 묘를 찾아가 성묘(省墓)하는 것도 결국은 자기의 뿌리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추석 풍경들이 점점 바뀌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연휴의 시작과 함께 부리나케 해외여행을 떠나고, 어떤 이는 단식원에 들어가 살을 빼고, 어떤 이는 성형 수술을 받는 등,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풍속들입니다.
이런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고향상실’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탕자처럼 먼 길을 방황하느라 현대인들은 영혼이 지쳐있습니다. 돌아가야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품이야말로 우리의 영원한 고향이요, 영혼의 안식처입니다. 고향에 당도한 사람이라야 비로소 누군가의 고향이 될 수 있습니다. 돌아감의 계절인 요즘 다시금 하늘 아버지의 집을 향하여 마음가짐을 단정하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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