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해가 돋을 때 만물 신선하여라”로 시작하는 찬송가 552장에는 “세월 허송 않고서 어둔 세상 지낼 때”라는 가사와 또 “한 번 가면 안 오는 빠른 광음 지날 때”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그러면 여기서 ‘지낼 때’와 ‘지날 때’는 어떻게 다를까요? ‘지날 때’라는 말은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그냥 속절없이 가는 것으로 이런 시간을 ‘크로노스’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낼 때’라는 말은 그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그 시간을 내게로 가져와 붙들고 씨름하면서 의미 있게 보낸다는 뜻입니다. 즉 이는 ‘카이로스’의 개념입니다.
똑같은 365일의 시간이지만 어떤 사람은 이 365일을 그저 흘려보내는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무언가 의미를 찾아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에는 차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연말에 가면 전혀 다른 결과를 가지게 됩니다. 세월을 ‘지난’ 사람과 세월을 ‘지낸’ 사람은 그 결과가 다릅니다. 비록 지금의 삶이 몹시 힘들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마시고, 씨름선수가 상대방을 이기려고 샅바를 자기 쪽으로 바짝 붙여 잡으려고 기를 쓰는 것처럼 새날의 하루하루를 움켜잡고 살기를 다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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