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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3년 12월 22일 칼럼] '성탄의 표적'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는 천사가 목자들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눅 2:12) 구유는 가장 낮은 자리를 가리킵니다. 강보는 연약한 생명을 상징합니다. 사람들은 자꾸 높은 자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주님은 낮은 곳을 향해 가고 계십니다. 세상만 그런 것이 아니라 교회도 큰 것과 강한 것을 추구하지만, 주님은 세상의 연약한 것들에게 자꾸 눈길을 던지고 계십니다. 그래서 교회 안에서 주님은 외로우십니다. 정의는 이익에게 자리를 내주고, 진실은 효율로 대체되는 교회와 세상에서 주님은 울고 계십니다. 이제는 모두 가슴에 품은 날카로운 것들을 내려놓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서로의 약함을 보듬어 안고, 사랑으로 허물을 덮어주고, 서로의 무거운 짐을 나눠지고, 서로 존경하기를 먼저 할 때, 주님은 우리 가운데 태어나십니다. 성탄절은 주님이 오신 날이기도 하지만, 우리들이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마땅히 서야 할 자리를 재확인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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