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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4년 4월 20일 칼럼] 2014년 고난주간 성금요일 기도문

오늘 성금요일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죽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왜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셔야만 했었나요? 벌 받아 마땅한 사람들은 멀쩡하게 자리 지키고 있는데, 왜 애꿎은 학생들이, 죄 없는 국민이, 고난을 당해야 하나요?
주여,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옵소서! 지금 우리 모두의 가슴에 슬픔이 가득합니다. 이 아픔으로 주님의 십자가를 기억하게 하시는 건가요? 주님, 너무 아픕니다.
아직도 천안함의 상처는 건드리기만 해도 뼈 속까지 저려오는데, 또 다시 어처구니없이 욕망의 희생양으로 채 꽃피우지도 못한 생명들을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몰아넣고 말았습니다. 참으로 무능하면서도 자기 주재를 모르는 게 인간들입니다. 그 많은 지식, 그 많은 학문, 그 많은 경험, 그 많은 장비, 그 많은 권력, 그 많은 이론들이 생명 살리는 일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말입니다. 그러고도 폼 재고, 어깨 힘 주고, 잘난 체 하고, 큰 소리 치고 있으니….
주님, 정말 주님밖에 없습니다. 제발 침묵하지 마시옵소서! 그들을 우리 품으로, 가족의 품으로, 부모님들의 품으로 돌려보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부활의 표적으로 요나의 기적을 약속하신 주님, 저들을 세월호의 뱃속에서 토하여 내어주십시오. 어서 빨리 한 생명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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