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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3년 3월 24일 칼럼] '종려나무 가지를 흔든 까닭'

종려나무(Palm tree)는 소나무나 참나무처럼 단단한 줄기인 목질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높이가 30미터에 이를 정도로 잘 자랍니다. 그리고 잎을 다 베어내도 그루터기에서 다시 싹이 나와 자랍니다. 그래서 이 나무는 오랫동안 승리와 생명력의 상징이었습니다. 종려나무의 학명은 ‘피닉스 닥티리퍼라’(phoenix dacty lifera)인데, ‘피닉스’ 곧 ‘불사조’라는 단어 속에 이미 이 나무의 끈질긴 생명력이 표현되고 있습니다. 주렁주렁 매달리는 종려나무 열매는 달고 맛있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저장하기도 좋아서 아주 소중한 먹을거리였습니다. 종려나무가 성전의 벽화나 장식품에도 등장하는 것은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일 겁니다.
아무튼 이스라엘 사람들이 종려나무를 특별히 좋아하는 까닭은 척박한 땅, 척박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삶에 큰 울림을 주는 나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종려나무는 기후 조건이 좋지 않은 척박한 땅이나, 염분이 많은 땅에서도 잘 자랍니다. 가물어도 깊이 뿌리를 내려 물기를 찾아내고, 그 힘으로 줄기를 하늘 높이 뻗치고, 열매를 주렁주렁 맺어 사람들에게 자양분이 되어줍니다. 그러니까 예루살렘 성에 입성하는 예수님에게 사람들이 펼쳐놓은 겉옷과 깔아놓은 종려나무 가지는 예수님에 대한 그들의 기대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종려나무 가지를 흔드는 것만으로 저들이 할 일을 다 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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