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깊은 산 속에 험상궂게 생긴 나무꾼 한 사람이 대장간에서 방금 새로 산 도끼날을 손에 들고 나타났습니다. 마침 이 산 속에는 밤나무, 참나무, 상수리나무들이 살고 있었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그 나무들을 몹시 괴롭게 하는 존재도 함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카시아 나무였습니다. 나무꾼이 입을 엽니다. “나무들아, 난 오늘 새로 도끼날을 하나 사왔는데 내 도끼 자루는 어떤 나무로 만들면 좋겠니?” 나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말했습니다. “저기 있는 아카시아 나무가 단단하기 때문에 제일 좋아요!” 나무꾼은 나무들의 말대로 아카시아 나무로 도끼 자루를 만들겠다고 가져온 톱으로 나무를 베어 갔습니다.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제는 더 이상 그 귀찮은 아카시아 나무를 볼 일이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나무꾼이 다시 숲 속에 나타났습니다. 시퍼런 도끼날을 휘두르며 걸어오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잘 드는 도끼에 이 튼튼한 자루를 끼웠더니 도끼가 얼마나 잘 드는지, 이제는 이곳에 있는 모든 나무를 잘라다가 땔감으로 팔아야지…” 하더니 나무꾼은 이 나무, 저 나무를 닥치는 대로 마구 도끼로 잘라대기 시작했습니다. 맨 먼저 희생을 당한 단풍나무가 쓰러지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만 살려고 지난 번에 저 나무꾼에게 아카시아를 지적한 게 화근이야….” 결국 미움 때문에 서로를 죽이고 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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