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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2년 4월 29일 칼럼] 작은 야생화의 감동 메시지

지난 주간 겨우내 움츠려서 더 무거워진 몸을 재촉하며 관악산줄기 삼성산으로 올해의 첫번째 등산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미루고 있다가 늦게 시작한 탓에 산야는 벌써 신록의 옷으로 갈아입었고, 이미 앞 다투어 만개한 꽃들로 봄 단풍이 한창이었습니다. 문득 신목문화교실 산오름반의 야생화 등반이 떠올라 내려오는 속도를 줄이며 길목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시간에 쫓겨 바쁜 걸음에는 숨어있던 산괘불꽃, 현호색, 피나물, 개별꽃, 꼬깔제비꽃, 앵초, 그외 수많은 자생 야생화들이 옹기종기 군락을 지어 앉아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동안 침침했던 눈이 맑아지고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무 작아서 땅에 웅크리고 코를 박고 보아야 부끄러운 듯 보여주는 얼굴에는 저마다 전해주는 감동의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겨울을 견디는 끈질긴 생명력, 졸지 않고 귀 기울이다 봄바람 소리에 어김없이 꽃을 피우는 열정, 묵묵함과 겸손함….
이제 저도 마음을 열고 야생화에 관심을 가지고 보니, 새순과 꽃으로 울긋불긋한 산등성이만 아니라, 그늘진 산기슭에도 야생화들의 미소와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먼저 열어 보여야 상대도 나에게 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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