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교회의 모습을 전하는 사도행전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놀랍기만 합니다. 성령 강림절 이후, 교회 공동체의 모습은 이 땅에 실현된 천국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초대교회는 사랑, 일치, 거룩함이 온전히 드러나는 교회였습니다. 함께 지내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했다는 것은 모두가 가족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우는 사람과 함께 울고, 기뻐하는 사람과 사심 없이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는 것, 참 놀라운 일입니다.
우리는 한 공동체에 속해 있으면서도 서로를 알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자기라는 한계를 벗어나 다른 이들과 소통하려 하기보다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귐을 소홀히 하는 순간, 우리는 삶의 가장 값진 은총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낯섦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내어 다른 교인들과 함께 생활을 나누는 자리를 가져야 합니다.
초대교회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것만으로 우리 삶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 삶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합니다. 한달음에 거기에 도달할 수는 없다 해도, 마음을 열고 작은 툇마루 앞에 노둣돌 하나를 놓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땀 흘리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싸우고, 함께 식탁을 나눌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 나라가 우리 가운데 임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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