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2024년 02월 11일자 칼럼] 고향같은 우리 교회

  우리가 명절마다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고향, 고향 집, 어머니, 어머니의 밥상, 동기들을 찾아가는 까닭은 그들 안에 우리가 잊을 수 없는, 놓칠 수 없는 삶과 생명의 본질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을 시인 김준태는 <고향>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하였습니다. “고향에서는 눈 감고 뛰어도 자빠지거나 넘어질 땐 흙과 풀이 안아준다.” 그렇습니다. 나의 모난 모습, 어리숙함과 실수까지도 다 품어주고 이해해 준 사람들. 나의 부족함을 알고도 정죄하기보다는 이해해 주고 품어준 사람들이 있는 곳, 그래서 꾸미고 장식하지 않아도 내가 그대로 나로서 편안할 수 있는 곳, 바로 그런 곳이 고향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적자생존, 약육강식, 승자독식의 세상입니다. 살기 쉬운 세상이 아닙니다. 끝없는 대립과 경쟁의 세상을 살면서 긴장하고 긴장하고 또 긴장하며 살아갑니다. 누군가 실수로 자빠지고 넘어질 때면 그를 위해 부드러운 흙과 풀이 되어주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홀로 감당할 수 없는 인생이라는 짐에 쓰러져 사회를 향해 도와달라 소리칠 때면, ‘너만 힘드냐? 인생이 본디 힘든 거다. 지금 다 힘들게 산다.’소리 지르며 보고도 못 본 것처럼 그냥 지나가 버립니다. 살벌한 세상입니다. 그래서 신목교회는 부드러운 흙과 풀처럼 품어주는 영적 고향이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