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견 중의 하나가 다름 아닌 ‘시간의 발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만이 시간의 흐름을 감지할 뿐만 아니라 그 시간의 흐름을 잴 수 있는 도구를 발명해 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시계입니다. 또 그 시간의 흐름에 매듭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달력입니다. 그러면서 시간의 흐름의 매듭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바로 생일, 무슨 띠, 몇 세기 등과 같은 것들입니다. 개나 돼지와 같은 동물들은 시간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합니다. 혹 감지한다고 하더라도 어제, 오늘, 내일과 같은 시간의 매듭이나 의미를 모릅니다. 동물의 세계에는 역사가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시간의 매듭을 만들고, 그 매듭마다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들이 쌓여서 역사가 되고, 그 역사가 흘러가면서 삶을 담은 그릇인 문화로 발전되어 가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시간의 매듭을 잘 짓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말에 ‘시작이 반’이라고 하는 말이 있지만, 그러나 ‘끝은 전부’라고 해야 할 만큼 더 중요합니다. 마라톤을 뛰는 어떤 선수가 처음부터 선두에서 달렸습니다. 42km까지는 역대 다른 기록과 비교해 볼 때 최고의 기록입니다. 그러나 42km 지점에서 0.195km를 남겨두고 기권하고 말았습니다. 그 사람은 그동안 아무리 잘 뛰었어도 아무 소용이 없게 되었습니다. 끝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인생도 매 순간 아름답게 매듭을 지어야 합니다. 이 매듭이 잘 마무리되어야만 우리는 또 다른 일, 또 다음을 시작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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