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휴가 중 독일의 라이프찌히를 찾은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저의 마음속에 있었던 ‘성 니콜라이 교회’를 직접 방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교회는 사회주의가 흔들리고 있던 1980년대 평화를 갈망하는 당시 공산권 동독의 수많은 젊은이들에게는 마치 성지와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기대하였던 성 니콜라이 교회에 와보니 너무 이른 시간의 방문이라서인지 안타깝게도 교회의 정문이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서운한 마음을 달래며 교회 외관을 둘러보던 중 도로가 자전거 거치대 앞 안내판에 ‘모두에게 열린 교회’(Kirche offen für Alle)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는 마치 냉전 시대에 성 니콜라이 교회가 감당해야만 했던 사명과 역할을 선명하게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듯했습니다. 성 니콜라이 교회는 1982년 9월부터 ‘칼을 쳐서 쟁기'라는 슬로건 아래에 매주 월요일 오후 5시에 평화 촛불 기도회를 개최하였었는데. 이 소박하고 작은 기도회의 촛불이 독일 통일의 밑거름이 되리라는 사실을 당시에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모두에게 열린 교회’라는 입간판은 ‘교회가 과연 무엇인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교회를 구성하는 교인들은 다 개별적인 존재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는 우연히 이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 집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 하시며 모든 사람의 구원을 원하시는 그리스도의 마음과의 접속에 실패한다면, 평생 교회를 다녀도 아무 보람이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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