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2023년 10월 01일자 칼럼] 가을 구름처럼

  요즘 영락없는 가을 날씨입니다. 어느 오후에 높아진 가을 하늘을 쳐다보니 천천히 두 개의 구름이 만나더니 서로 부대끼며 어우러지다가 한순간 하트모양을 이루며 사랑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하트 윤곽과 균형이 완벽하지 않고 부족한 모양새였습니다. 게다가 채워지지 않은 빈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바라보면서 바로 그게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완벽하기를 기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울러 자신은 완벽한 존재인 척도 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다만 서로 어우러져서 하나가 되고, 서로를 조금이라도 완성 시켜주는 존재로 산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족한 것입니다. 가을 구름을 통해 깨닫는 사랑은 완벽한 조건의 만남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서로를 채워주고 도와주는 그런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쌀쌀해지는 가을 날씨에 옷깃을 여미며 나 자신을 새롭게 단장하고 싶어집니다. 우리의 영적 삶도 무슨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김현승 시인은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라는 시()에서 이렇게 사랑을 다짐했습니다.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해서 이번 가을에는 저 가을 하늘의 구름처럼, 또 시인의 노래처럼 그렇게 사랑을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특히 바라고 기대하는 것은 1015일 전교인 야외예배의 자리와 시간이 그동안 잃어버리고 잊혀졌던 영혼들과 다시 만나서 비옥한 시간을 담아내는 그런 아름다운 날이 되기를 소원하며 기도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