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절을 맞이하면서 생각해 보는 것은, 우리가 평소 성령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각종 은사와 권능부터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맞습니다. 성령이 임하면 권능과 권세, 각종 은사를 받습니다. 그런데 성령 받은 또 다른 중요한 증거가 있습니다. 그것은 관심과 기도, 섬김과 헌신, 비전의 지평이 확장된다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에서 유대로, 그곳에서 사마리아로, 또다시 땅끝으로 시선이 옮겨가는 것입니다(행1:8). 곧, 교회 안에서 교회 밖으로, 나중심에서 타자와 공동체 중심으로, 이스라엘 나라 회복에서 하나님 나라 회복으로 관심이 옮겨갑니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의 시선이 예루살렘에만 머물러 있다면, 우리의 관심과 헌신이 교회 안과 나 자신에만 천착한다면, 우리의 소망을 이스라엘 나라 회복에만 둔다면, 우리를 일러 어찌 성령의 사람이라 할 수 있으며, 그 교회를 일러 어찌 성령 공동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성령 받은 매우 실천적이고 구체적으로 중요한 증거는 다름 아닌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으로, 유대로, 또한 사마리아로, 심지어는 땅끝이라도 주님이 가라시면 가는 것입니다. 사랑을 안고 소망을 품고 믿음을 가지고 소명 좇아가는 것입니다. 가서 보고, 가서 듣고, 가서 선포하고, 가서 섬김의 손길을 베푸는 것입니다. 아무리 천사의 말을 하고, 예언의 능이 있고, 방언을 하고 기적을 일으키는 능력이 있어도 가야 할 곳으로 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특히 내 구미에 따라 골라 가는 것, 가지 않는 것보다 더 큰 죄다. 스스로를, 하나님을 기만하는 처사이기 때문입니다. “주님, 오늘 주님의 눈길이 머무는 곳에 이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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