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을 맞아 많은 이들이 고향을 찾습니다. 이처럼 지역으로서의 고향은 저기 어딘가에 있지만, 그러나 정말 지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의 고향은 점점 멀어져 가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 시대를 가리켜 ‘고향 상실의 시대’라고 합니다.
고향 이야기를 하다 보니 우리 주님의 쓸쓸한 음성이 들려오는 듯합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도다. 하시고“(눅 9:58). 원래 예수님의 고향은 갈릴리 나사렛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수님을 가리켜 ‘나사렛 사람’이라 했습니다. 그러나 성경을 보면 그곳은 예수님을 환영하고 맞아주는 따뜻한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주님은 쫓겨나셨습니다.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죽임을 당할 뻔했습니다. 주님은 외로우십니다. 고향에서도 배척받으셨으니 말입니다. 가장 친밀해야 할 사람들이 냉랭하게 등을 돌릴 때 어찌 외롭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오늘 우리도 주님을 외롭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왜냐하면 주님은 우리가 당신의 동행이 되기를 바라시는데, 우리는 아쉬울 때만 주님을 찾고 평안하면 주님의 부름을 못 들은 체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요? “세상을 치유하고 새롭게 만들기 위해 너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셔도 저마다의 일에 바쁜 우리는 그 부름에 응하지 않습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고향에서 쫓겨나신 주님의 고향이 되어 드려야 합니다. 우리 마음 씀과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이, 주님의 마음에 기쁨을 안겨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