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2025년 02월 09일자 칼럼] 立春, 봄을 세우는 사람

  입춘이 지났어도 칼바람 한파와 대설특보이지만 점점 해가 길어지는 것을 보면서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제주에는 이미 동백꽃과 유채꽃이 피었다고 합니다. 이제 곧 남도에서 매화 소식이 올라오겠지요. 입춘(立春)의 ‘입’자는 들 ‘入’이 아니라 설 ‘立’ 자입니다. 즉 봄은 그냥 저절로 오는 게 아니라 누군가 겨울의 한가운데 봄을 세워야 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우리 사회 곳곳에 입춘 같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2024년 12월 한국종교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선호하는 종교 1위는 불교 53%, 2위는 천주교 48%, 3위는 개신교회 14%였습니다. 개신교회의 신뢰도가 낮은 이유는 ‘지나친 전도’, ‘부패’, ‘차별과 혐오 발언’ 등이었습니다. 여기서 ‘지나친 전도’는 그냥 전도지를 많이 돌린다는 뜻이 아니라, “개신교회가 다른 종교나 타인의 신앙을 존중하지 않고 자기를 우위에 두고 가르치려 든다”는 것입니다. 비종교인들이 보았을 때 개신교회는 부패한 집단입니다. 부패한 집단이 자꾸 자신을 우위에 두고 다른 이를 가르치려고 하니 싫은 것입니다. 설문조사를 보면 오늘 우리 개신교회는 겨울의 한가운데 봄을 가져오는 입춘 같은 존재가 아니라 봄이 오는 것을 막고 있는 겨울 같은 존재에 가깝습니다. 부디 우리 예수님처럼 겨울 한복판일지라도 봄을 세우는 사람들이길 소망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