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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5년 03월 02일자 칼럼] 이제 곧 사순절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향한 사순절 여정이 금주 3월 5일부터 시작됩니다. 넉 사(四)와  열흘 순(旬)의 한자 뜻을 풀이하면 ‘네 번의 열흘’, 즉 40일이란 의미가 됩니다. 예수님은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하시며 마귀의 시험을 이겨 내신 바가 있습니다. 마귀는 하나님의 뜻이 아닌 자기 자신의 뜻에 기울어지도록 해서 예수님을 고꾸라뜨리려고 했습니다. 여섯 번의 주일을 제외한 40일 동안 이어지는 사순절(Lent)은 회개와 절제 가운데 주님의 부활을 기다리는 절기로, 재의 수요일(성회 수요일)에 시작되어 부활주일 전까지 계속됩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는 이기적이기 짝이 없었던 자기를 돌이켜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가운데, 종려주일, 그리고 고난주간과 성금요일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특별히 재(灰)의 수요일에 이마에 재를 바르면서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창3:19)라고 하는 말씀에서, 흙(dust)은 재로 번역되기도 하는 단어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재를 이마에 바르며, 그동안 짐짓 없는 척 해왔거나 스스로 잊고 살던 한계적 존재였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한계가 주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유한합니다. 우리는 죽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에게 이것은 막막하고 슬프기만 한 진실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그리스도와 함께 죽음으로써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리란 희망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사순절 첫날 재를 바르는 의식을 통해 우리의 사람됨을 인식하고, 죄를 회개하며, 우리가 누구이며 또한 우리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기억해야 합니다. 부활을 향하여 나아가는 40일 간의 여정에 은혜가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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