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은 환경에서 자라는 나무는 뿌리를 깊게 내리지 않습니다. 대부분 그런 나무는 곧게 높이 자라지만 세찬 바람이 불어오면 속절없이 넘어지고 맙니다. 좋은 나무는 뿌리를 깊게 내린 나무라 하겠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안락함 속에서 모자란 것 없이 자란 사람은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기 어렵습니다. 실패를 많이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일수록 공감의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자기의 한계에 직면해서 절망해 본 적이 없기에 그들은 타자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또 이웃의 요구와 상황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기에 누군가의 동료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포착하지 못합니다.
고통은 누구라도 피하고 싶은 것이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주는 선물이 있습니다. 아니 선물일 수도 있고, 아픔일 수도 있습니다. 즉 고통은 우리를 두 가지 문 앞에 세웁니다. 하나는 원망, 질투, 불평, 분노의 문입니다. 내가 이렇게 어렵게 된 것은 다른 이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문으로 들어간 이들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고문하며 삽니다. 다른 하나는 공감, 인정, 존중, 사랑의 문입니다. 그 문으로 들어간 이들은 자기가 고통을 겪어 보았기 때문에 지금 시련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다른 이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사랑의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런 우리의 마음 씀이 우리 마음에 흔적을 남깁니다. 그리고 그 흔적이 누적될 때 우리의 성품이 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