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영국 웨일즈노회 방문 보고를 노회 임원들에게 하였습니다. 그때 그 자리에 참석하였던 부산에 있는 교회의 어느 장로님께서 지난 주일 본인이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 갑자기 예배 인원이 급증하였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깜짝 놀라며 혹시 이단 신천지 사이비 교인들이 몰려온 것은 아닌지 염려하며 자세히 조사해 보니, 다행스럽게도 부산에서 가장 큰 교회의 교인들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 교회에 분란이 나서 떠나온 것이 아니라, 지난 주일 그 초대형교회에서는 전 교인이 다른 교회로 흩어져 예배드리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마치 정부가 아사(餓死) 상태에 빠져있는 경제 상황을 어떻게라도 살리기 위해 전 국민에게 민생 지원금을 뿌리듯, 지금 위기 가운데 빠져있는 한국교회를 살리고자 하는 갸륵한 마음에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듣고 보니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만, 한편에서는 그것은 대형 교회의 폭력이라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저도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초대형교회의 지도자께서는 교회를 너무 단순하게 물리적으로만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는 단순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단체가 아니라 교인들 상호 간의 교제를 바탕으로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한 몸임을 고백하는 신앙공동체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초대형교회의 지도자는 돈 주고 물건을 사듯이 교인이나 교회를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우리 한국교회는 건강하고 바른 교회로 서 있지 못합니다. 쓰러져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비단 교인 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는 의미만은 아닙니다. 교회가 교회의 본질을 잃어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교회는 건물이나 사람들의 무리가 아닙니다.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자이신 주님으로 믿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루는 한마음 한뜻을 지향하는 성령공동체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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