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황금빛 추수의 절기에 저희는 모든 만물의 참 주인이시며 창조자이신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을 높여 부릅니다. 삭개오가 올랐던 뽕나무의 가지처럼, 저희의 시선도 낮고 좁은 세상의 경계를 넘어 당신의 하늘에 닿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여리고의 성벽처럼 굳게 닫혔던 저희의 고집과 삭개오의 탐욕처럼 움켜쥐었던 마음을 이 은혜의 시간에 무너뜨려 주시옵소서. 삭개오가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과 나누며, 잘못 빼앗은 것을 네 배로 갚겠다고 고백했을 때, 그의 결단이 회복의 찬양이 되었음을 깨닫습니다. 주님, 저희도 그처럼 받은 복을 ‘독점’이 아니라 ‘나눔’의 기회로 삼게 하옵소서. 소유의 기쁨보다 나눔의 기쁨이 더 깊고 빛난다는 진리를 우리의 삶 속에서 체험하게 하옵소서.
오늘의 이 추수감사절은 단지 곡식의 풍성함을 나누는 축제가 아니라, 무엇보다 자족의 영성을 회복하는 거룩한 절기임을 고백 드립니다. 지금까지 내가 쌓은 모든 것을 내 것이라 여기던 어리석음을 버리고, 모든 것이 주님으로부터 왔으며 마침내 참 주인께로 돌아갈 것임을 기억하며 감사드립니다. 이제 저희의 남은 생이, 감사를 담아 은혜를 흘려보내는 거룩한 통로가 되게 하시고, 삶의 고비마다 우리와 함께 걸으시는 주님을 의지하게 하시며, 그 빛을 따라 순례의 길을 완주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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