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2025년 11월 09일자 칼럼] 겨울맞이를 준비하며

  입동이 찾아오면 바람의 결이 달라집니다. 하늘은 낮아지고, 공기에는 묵직한 냉기가 서립니다. 그렇게 자연은 다음 계절을 향해 몸을 낮추고, 우리 또한 마음을 챙깁니다. 뚝 떨어진 기온은 집집마다 김장의 풍경을 불러옵니다. 배추를 절이고 속을 버무리며 사람들은 겨울 채비를 합니다. 아울러 해마다 이즈음 수능을 앞둔 우리의 자녀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눈빛에는 긴장과 간절함이 함께 서려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기도와 수고를 잊지 않으십니다. 결과보다 귀한 것은 과정을 통해 단련된 마음입니다. 하나님께 묻고, 자신을 다듬으며 걸어온 시간 속에서 이미 은혜는 자라나고 있습니다. “주님, 제 작은 걸음이 당신의 뜻 안에서 빛나게 하소서!” 그 기도 한 줄이 모든 공부의 결론입니다.

  그리고, 이제 곧 대강절이 시작됩니다. 교회는 한 줄기 촛불을 밝히며 주님의 오심을 기다립니다. 세상의 한가운데서 희미해지는 소망을 다시 붙들어야 할 시간입니다. 대림절의 기다림은 단순한 절기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향해 서 있는 신앙의 고백, 그것이 대림의 영성입니다. 이렇듯 입동의 찬 공기 속에서도 사람들의 믿음과 사랑은 여전히 익어가고 있습니다. 김장의 손끝에서, 기도의 마음에서, 예배의 촛불에서 하나님은 조용히 일하고 계십니다. 믿음의 사람들에게 겨울의 문턱은 더 이상 두렵지 않습니다.왜냐하면 그 앞에 서 있는 믿음의 사람은 이미 봄의 언약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